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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에서 매복 사랑니 뽑기 - 수술 당일

안녕하세요. 지난 포스팅에서는 우여곡절 끝에 기억난 예전에 들어둔 보험으로 매복 사랑니 발치 비용이 전부 커버가 되어서 너무나도 기뻤던 이야기를 해드렸습니다. 아무튼 보험으로 치료비용 청구는 되었지만 사랑니 발치 시기까지 약 한달 반 넘게 기다려야 했습니다. 담당 의사선생님이 오클랜드에서 아주 유명하고 너무 인기가 많으셔서 바쁘다고 하더군요 -_-;;

빈 말이 아니었던 게 실제로 저랑 같이 일하는 사람들 중 4명이나 그 의사 선생님께 수술 받았다고 했습니다ㅋㅋ;; 암튼 수술 시간은 오전이었고, 출발 전에 아무 것도 먹지 말고, 혹시나 치통이 있어도 약도 먹지 말고, 물도 마시지 말고 오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이만 닦고 출발해서 수술이 잡힌 병원에 도착했습니다. 그린레인-뉴마켓 근처에 있는 길리스라는 곳이었습니다.

접수를 끝내고 개인 차트를 제 손에 들려주더라구요. 제 개인정보와 의료기록이 담긴 두꺼운 파일이었습니다.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동안 심심하지 말라고 와이파이 비밀번호가 적힌 쪽지도 줬습니다. 한국에서 이런 서비스는 당연한 건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저는 오.. 비싼 값을 하는 구만.. 하고 감동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몸무게랑 키도 재고.. 그러는데 간호사가 제 이름을 부릅니다.

따라가보니 옷을 갈아입으라고 가운이랑 바지를 줍니다. 가져온 물품이랑 옷가지를 넣으라고 작은 에코백도 하나 줍니다. 혹시 누워있는 동안 다리에 혈전이 생길 수도 있다면서 압박 스타킹이랑 수면양말도 줍니다. 수술 받는 동안 여자 환자들은 머리가 길어서 거슬릴 수 있다고 머리 묶으라고 머리끈도 줍니다. 아주 철저합니다 ㅋㅋ

아무튼 그리고 준비가 끝나자 수술방에 들어가는 메인 의사선생님, 같이 들어가는 다른 의사선생님, 마취과 선생님 이렇게 세명이 한명한명 들어와서 자기소개를 하고, 제 신원이 맞는지 확인합니다. 뉴질랜드스럽지 않게 아주 꼼꼼하다는 인상이 듭니다...

이윽고 간호사 한 분이 침대를 끌고 와서 누우라고 합니다. 이동식 침대에 실려서 수술방에 도착하자 아까 자기소개 했던 세명이 보입니다. 마취과 선생님이 링거바늘 같은 걸 왼팔에 꽂으면서 "자~ 이게 수술 과정 중에 제일 아픈 거에요!" 하고 안심 시켜 주십니다. 그리고 메인 의사선생님은 뭔가 신기한 안경?을 쓰고 있는 게 보입니다. 우와.. 신기하다~ 하고 있는데 마취과 선생님이 산소호흡기 같은 걸 얼굴에 가져다 대더니 "자 이제 열을 세면 잠이 들거에요" 하고 숫자를 세기 시작합니다. 

나는 절대 잠들지 말아봐야지!!! 하는 생각으로 두눈을 부릅떴지만.. One.. Two.. Th... 이후로 기억이 안 납니다 ^^;; 

눈을 떠보니 회복실입니다 ㅋㅋㅋㅋ 이불에 돌돌 싸매어져 누워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는데 입에는 피와 침에 젖은 솜이 가득합니다. 수술은 대충 40분만에 끝났는데 잠은 3시간 정도 잤다고 합니다. 수술이 끝나고 회복실에서 2시간 넘게 누워있었다고 하네요. 얼굴전체에는 아이스팩이 들어있는 붕대가 감겨있었습니다. 정신이 어질어질하고 온 몸이 으슬으슬 추웠습니다. 춥다니까 간호사 한 분이 이불 하나 더 가져다 주십니다ㅋㅋㅋ 역시 비싼 값을.. ㅠㅠ 솜을 뱉고 나면 바닐라 아이스크림 떠먹으라고 줍니다 >_<

참, 그리고 뉴질랜드에서는 무슨 수술이든 끝나면 몸의 일부를 가지고 갈 수 있게 해줍니다. 이를테면 이렇게 뽑은 사랑니를 가지고 가길 원한다면 갖고 갈 수 있도록 이렇게 챙겨줍니다.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들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수술이나, 사고로 잃은 육신이 있으면 전부 모았다가 장례식에 다 같이 묻는데 그 문화를 존중해서 그렇다고 간호사분이 설명해주셨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신기하기도하고 해서 뽑은 사랑니를 챙겨왔습니다 ㅋㅋㅋ 저 큰게 얼굴 턱뼈에서 나왔다니 신기하기도하고 좀 무섭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수술은 다 잘 끝났고, 고통도 거의 없었습니다 ㅋㅋ 의사선생님이 유명한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ㅋㅋㅋㅋ 뭐... 수술 당일은 괜찮았는데 그 다음날부터 며칠은 진짜 완전.. ㅋㅋㅋㅋㅋ 진통제 못 먹고는 못 잘정도로 엄청 아프더라구요 ㅋㅋㅋ 얼굴도 팅팅 붇고.. 그래도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ㅠㅠ 이상 마치겠습니다.. 매복사랑니 때문에 고생하시는 분들 모두 화이팅!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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