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오클랜드의 동쪽과 해밀턴의 북쪽에 위치한 코로만델 반도 (Coromandel Peninsula) 에 다녀왔습니다. 오클랜드에서 차로 약 3시간 정도 걸립니다. 코로만델이라고 하면 유명한 장소가 몇 가지 있는데요. 오늘은 코로만델에서도 북동쪽 끝에 위치한 핫워터 비치 (Hot water beach) 에 대해 써볼까 합니다.
핫워터 비치
말 그대로 뜨거운 물이 나오는 해변입니다. 바다는 다 이어져 있을텐데 어떻게 뜨거운 물이 나온다는 걸까 신기하게만 들리는데요. 해변에 물이 다 빠지는 썰물에 모래사장 근처 포인트를 잘 잡아서 파면 정말로 뜨거운 물이 모래 사이로 솟구쳐 졸졸 흐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뜨거운 물을 맨 손으로 만지면 손을 델 위험이 있기 때문에 삽을 준비해 가시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중요한 포인트는 꼭 해변에 물이 다 빠지는 썰물에 가셔야 한다는 점인데요, 물이 밀려들어오는 밀물에 가시면 해변의 모래 사이로 차가운 바닷물이 섞여 따뜻한 찜질을 제대로 즐길 수가 없답니다ㅠ 여기를 클릭하시면 뉴질랜드 핫워터비치 주변의 조수간만 정보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제가 다녀왔을 때는 썰물 시간이 오후 7시, 오전 6시 반 정도였습니다. 오후 시간에 맞춰갔더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주변에 구덩이를 잔뜩 파둔 상태였습니다. 여름 성수기에 가서 그런지는 몰라도 생각보다 사람이 참 많았습니다.
사진에 보시면 물이 고여있는 구덩이들이 보이는데요. 사실 아무데나 판다고 해서 뜨거운 물이 나오는 건 아닙니다. 저 중에 반 이상은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는 차가운 웅덩이였습니다 ^^;;
저희도 처음에는 아무데나 파면 뜨거운 물이 나오는 줄 알고 여기저기 파봤다가 차가운 물만 잔뜩 나와서 낭패를 봤는데.. 웅덩이를 처음부터 넓게 파지 마시고 작은 구덩이를 좁고 약 30cm 정도로 깊게 파보시고 손을 넣어 온도를 체크해 보시기 바랍니다. 괜히 욕심부려서 큰 웅덩이를 팠는데 뜨거운 물이 하나도 안 나오면 삽질만 잔뜩하고 큰 소득이 없습니다 ㅠㅠ
이쯤되니 여기가 정말 뜨거운 물이 나오는 곳이 맞는가 싶고.. 웅덩이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그냥 찬물에 몸을 담그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듭니다. 그러다가 찜질을 끝내고 날이 어두워져 숙소로 돌아가는 다른 사람들이 물려준? 웅덩이에 가봤는데 정말로 뜨거운 물이 고여있었습니다! 따뜻하거나 미지근한게 아니라 김이 올라올 정도로 뜨거운 물입니다.. 저녁 시간에 썰물이 되는 탓에 좋은 포인트는 먼저 온 사람들에게 다 뺏기고 찬물밖에 없는 곳을 팠던 것 뿐이었습니다.
결국 다음 날 해 뜨자마자 썰물 시간에 맞춰 다시 해변으로 나왔습니다. 야심차게 미리 준비한 삽을 들고 모래사장을 따라 걸어 어제 그 장소로 갑니다. 참고로 삽은 따로 챙겨가시거나 가는 길에 The Warehouse에서 사 가지고 가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작은 모종삽이 아니라 튼튼하고 큰 삽이면 좋습니다. 핫 워터비치 주변에 있는 홀리데이 파크에서 20불 보증금에 5불로 삽을 렌트해 주긴 하는데, 그냥 하나 사시는 편이 마음 편합니다.
확실히 아침 시간에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그냥 해변을 산책하러 나온 사람들도 보입니다. 홀리데이 파크에서 해변까지는 걸어서 15분 정도 걸립니다. 해변 입구에는 주차장이 있는데, 한 시간에 4불을 내거나 24시간에 20불을 내고 주차하면 됩니다. 주말에 가시면 사람이 워낙 많아 주차할 곳도 찾기 쉽지 않은데, 아침 일찍이라 그런지 차도 별로 없었습니다. 주차장 앞에는 모래를 씻어낼 수 있는 샤워기가 4대 설치되어 있는데 샴푸나 비누는 사용하실 수 없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갯바위 앞쪽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저 근처가 뜨거운 물이 나오는 포인트 입니다. 그런 것도 모르고 어제 저녁에는 엄한 곳만 계속 팠네요 ㅋㅋㅋ
어제 그 많은 사람들이 파둔 웅덩이는 다 밀물에 쓸려 없어지고 새로운 사람들이 깔끔하게 파둔 웅덩이만 몇개 보입니다. 패턴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갯바위를 중심으로 일직선으로 웅덩이들이 보입니다. 물이 나오는 맥이 사진상 왼쪽에서부터 갯바위 방향으로 나 있습니다.
자, 이제 삽으로 웅덩이를 열심히 파봅니다!
작은 모종삽을 가져갔으면 하루종일 걸려도 못 끝냈을 것 같습니다 ㅋㅋ 크고 튼튼한 삽으로 작업해야 힘들이지 않고 빨리 끝낼 수 있습니다ㅠ
드디어 저희 일행도 뜨거운 물이 나오는 곳을 찾아 웅덩이를 만들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썰물이라 물이 다 빠진 상태인데 모래를 비집고 뜨거운 물이 퐁퐁 솟아나 흐릅니다. 문제는 너무 뜨거운 물만 나와서 가만히 앉아 있기가..;; 다음에 올 때는 꼭 양동이랑 작은 바가지를 가져와서 바닷가에서 떠온 찬물도 섞고 웅덩이에 올라온 물도 몸에 뿌릴 수 있도록 준비해야겠습니다 ^^;;
날이 밝아오면서 근처 홀리데이 파크에 머물던 사람들이 해변에 많이 찾아 옵니다. 썰물 시간이 다 끝나고 물이 밀려들어옵니다.
점점 해가 뜨면서 날이 더워지고, 썰물에 비었던 바닷가는 물로 차올라서 대충 찜질은 마무리하고, 바닷가로 달려갔습니다. 꼭 대중 목욕탕에서 열탕 들어갔다가 냉탕 들어갔다가 하는 느낌입니다.
제가 간 날은 날이 워낙 좋았습니다. 운 좋게 썰물이 아침 이른 시간이라 사람도 별로 없었고, 주차도 수월했는데, 아마 썰물이 점심시간 정도였다면 저녁 시간 때처럼 사람들이 정말 많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핫워터비치에는 간조 시간을 중심으로 앞뒤로 2시간정도의 여유를 두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저처럼 아침 6시반이 썰물이면 새벽 4시반부터 아침 8시반 정도까지가 딱 찜질을 즐기기 좋은 시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요약하자면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가실 때 꼭 챙겨가셔야 할 건 크고 튼튼한 삽, 수월한 작업을 위해 필요한 건 양동이와 바가지 ㅎㅎ 뜨거운 물이 나오는 포인트는 해변 가운데 갯바위를 중심으로 모래사장 쪽을 보고 일직선입니다. 꼭 기억하시고 방문하실 때 유용한 꿀팁이 되길 바라 봅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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