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야기는 여기를 누르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롱베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꽤 오랫동안 바다를 옆에 끼고 걸었는데도 끝이 보이질 않았습니다. 도대체 어디서 끝날까 계속해서 따라가다가, 결국 물이 완전히 빠지지 않아 바닷물 때문에 길이 막혀 더이상 갈 수 없을 정도까지 왔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사람한명 보이지 않고 앞으로는 섬과 바다, 뒤로는 단층 절벽 뿐입니다.
더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지만 눈으로 보이는 끝은 저 멀리에 있어서, 길을 살짝 틀어 절벽위로 올라와봤습니다. 알고보니 절벽 위에는 트레킹 코스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절벽위로 올라온 모습입니다. 멀리보이는 섬과 신비로운 바다색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절경을 이룹니다.
앞서 지나가는 커플이 보입니다. 운동삼아 트레킹 코스를 걷고 있는 것 같습니다.
종종 이렇게 뷰포인트에 벤치가 놓여있어 언덕위를 올라오며 쌓인 피로도 풀고 멀리 보이는 아름다운 바다를 감상할 수도 있습니다. 바다색깔이 고르지가 않고 가까운 연안은 흰 빛이 돌고 저 멀리는 청록빛이 도는게 참 신기합니다.
저멀리 보이는 해변에서 출발해서 한두시간 남짓만에 여기까지 왔네요.
트레킹 코스 옆으로는 목장인지, 울타리가 쳐져있습니다. 소는 한마리도 보이질 않네요. 풀만 무성히 자라있습니다. 바람이 불때마다 흔들리는 기다란 풀들이 이리저리 흔들리며 파도를 이룹니다.
위로는 초지가 드넓게 펼쳐져있고, 아래로는 파란 바다가 넘실거립니다. 정말 유유자적하네요.
절벽을 따라 꽤 큰 나무들이 자라있습니다. 어떻게 절벽에 붙어서 떨어지지도 않고 저렇게 살아갈 수 있을까 신기해하던 도중, 발에 걸리는 게 있어 아래를 보니, 굵고 커다란 나무뿌리가 흙을 움켜쥐고 있었습니다. 저 나무들은 포후투카와라고 불리는 나무인데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빨갛고 탐스러운 꽃이 만개하는 뉴질랜드 자생나무입니다.
걷다보면 초지도 나옵니다. 절벽을 가까이서 볼 수 있을 것 같아 가까이 가보았습니다.
주의하라고 경고문이 있네요.
깎아지른 절벽아래에는 짙푸른 바다와 그를 수놓는 하얀 파도들이 보입니다. 오클랜드 중심가에서 한시간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이렇게 사람 손이 많이 닿지 않은 자연이 존재한다는 게 신기할 따름입니다.
처음 출발한 곳이 저멀리 보입니다. 돌아갈 생각을 하면 약간 막막하긴 하지만, 그래도 뭔가 뿌듯하네요.
조금 더 가면 이렇게 목장 안에 샛노란 꽃이 가득 피어 있는 곳에 도착합니다. 풀들이 바람에 요동치는 게 꼭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킵니다. 유채꽃은 아니지만 꼭 유채꽃밭같네요.
자세히보면 분홍빛의 이름 모를 꽃도 많이 있습니다. 아무도 없는 것 같지만, 꽃밭 사이에 숨어 있는 푸케코 가족을 몇번이나 봤습니다. 지난 편에서 본 것 처럼 짝짓기 시즌이라 그런지 다 예민하더라구요. 눈을 마주치면 달려들려고 해서 괴성을 지르며 쫓아올 때마다 모른척하고 빨리 걸었습니다;;;
이제 거의 끝이 보입니다.
롱베이 트레킹 코스의 맨 끝에 있는 Okura River에 도착했습니다.
진흙뻘 같은 느낌의 얕은 해변입니다.
바닥에는 조개껍질이 한가득인걸로 봐서 뉴질랜드 조개인 피피와 코클이 잔뜩 있을 것 같은 감이 들었습니다만.. 낚시, 채집 금지인 곳이라, 그냥 둘러보기만 했습니다.
사람도 아무도 없고, 조용하게 싸온 김밥을 먹으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돌아갈 때는 물이 거의 다 빠져서 트레킹 코스로 가지 않고 절벽 아래로 걸어서 갔습니다. 확실히 위로 올라가고 아래로 내려가는 비탈이 없어서 그런지 훨씬 빨리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중간에 Granny's Bay라는 곳에서 올누드를 한 사람들과 몇번이나 마주쳤는데.. 아마 거기가 누드비치였던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 누드비치라고 쓰여진 곳이 없어서 전혀 몰랐지만 말이죠;;;
암튼 여러모로 재미있는 여행이었습니다. 트레킹과 피크닉을 좋아하는 제겐 정말 행복한 경험이었네요. 오클랜드 시티에서 탈출해서 사람 손이 거의 타지 않은 아름다운 바닷가를 구경한 즐거운 날이었습니다. 집에 돌아갈 때에는 정말 너무 피곤해서 버스에서 곯아떨어졌지만요^^;;;
오클랜드 시내를 벗어나고 싶지만, 너무 멀리 갈 여력은 안 되시는 분들, 미션베이는 이제 질렸다 하시는 분들, 차가 없지만 자연과 가까운 곳에 놀러가고 싶으신 분들께 강추합니다. 당일치기 피크닉으로 좋은 곳 같아요. 가실 때 선크림, 간식, 물, 쓰레기봉투 꼭 챙기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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