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간단하게 초밥 만드는 법 레시피

지난 포스팅에서 보신 것처럼 뉴질랜드에서는 초밥이 흔한 점심 메뉴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격이 그렇게 싸지만도 않습니다. 회초밥 1개에 보통 2불에서 3불정도 하거든요. 그래서 배부르게 먹으려면 대충 20불 정도는 기본으로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많이 사먹게 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사먹는 거랑 대비했을 때 가성비 갑갑갑! 집에서 해먹는 초밥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오클랜드 시티에는 걸어서 2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오클랜드 수산시장 (Fish market)이 있습니다. 그곳에 가시면 각종 생선의 필렛을 구하실 수 있는데요, 수산 시장에 들어오는 생선은 모두 그날 새벽에 들어오는 것이기 때문에 횟감으로 알맞습니다. 그치만 혹시 모르니 구입하실 때 직원에게 언제 들어온 필렛인지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오늘 제가 만들어본 초밥은 연어, 참돔, 방어의 일종인 Kingfish, 가리비입니다.

우선 사온 연어 필렛의 연어 껍질을 제거한 뒤 가시를 핀셋으로 하나하나 빼줍니다. 가시를 꽉 잡고 주변 살이 으스러지지 않도록 다른 손으로 고정한 뒤에 지긋이 힘을 주어 쏙 빼주시면 됩니다. 손으로 만져보면 길게 줄지어 가시가 박혀있는 것이 느껴집니다. 

회를 뜰 때 거슬릴 수 있으니 하나하나 제거해주세요.

비늘이 잔뜩 박힌 껍질까지 제거하고 나면 이제 회초밥용으로 얇게 쳐줍니다. 집에 사시미칼이 없어서... 잘 갈아준 야채칼로 ㅋㅋㅋㅋ 얇게 회를 떠주었습니다. 왼손으로 회의 굵기를 가늠하면서 오른손으로 조심조심 회를 떠줍니다.

회를 다 떴으면 접시에 나란히 놓은 뒤 키친타올을 덮고, 랩으로 싸서 냉장실에 잠시 보내줍니다.

다음은 한국의 방어의 일종인 kingfish입니다. 이곳 뉴질랜드에선 낚시를 할 때에 kingfish를 최고로 치고 모든 낚시꾼들이 kingfish를 잡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ㅋㅋ 수산시장에서 어쩐일로 할인을 하길래 몇점 맛보려고 사왔습니다. 킹피쉬 필렛에는 가시가 없기 때문에 그냥 회초밥 용으로 얇게 떠주기만 하면 됩니다.

마찬가지로 키친타올위에 올리고 랩으로 싸서 냉장실에 보내줍니다.

다음은 참돔, 이곳에서는 스내퍼 (Snapper) 라고 불리는 흰살생선입니다. 참돔은 회를 떴을 때 결이 가로로 나도록 이렇게 떠줍니다. 킹피쉬와 마찬가지로 딱히 손질이 필요 없지만 때에 따라 눈에 잘 보이지 않아서 제거가 잘 안된 큰 비늘이 붙어있을 수 있으니 잘 보시고 제거해주시면 됩니다.

마찬가지로 키친타올과 랩에 싸서 냉장실에 보내줍니다..

방어와 참돔을 한데 모아 놓고 찍어봤습니다. 벌써 뭔가 모듬회같은 느낌이 나네요 ㅎㅎㅎ

이제 초밥을 만들 차례입니다. 저는 집에 백미가 전혀 없기 때문에 (항상 현미만 먹거든요) 물에 오래 불려서 부드러워진 현미로 지은 밥으로 초밥을 해봤습니다. 갓 지은 밥을 스테인레스 보울에 담아 한김 식혀줍니다. 김이 아주 뜨겁게 올라올 때에는 초대리를 섞지 마세요.

그리고 준비해둔 초대리를 밥에 부어줍니다. 배합초는 식초 : 설탕 : 소금 = 10 : 2 : 1 로 하시면 됩니다. 원래 더 여러 재료를 넣고 만드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집에서 별로 준비 없이 간단하게 만들 때에는 그냥 식초에 설탕과 소금을 넣고 해주시면 됩니다. 밥그릇 한공기 분량의 밥에 배합초 한숟갈 정도를 넣는다는 생각을 하시고 양을 맞춰서 넣어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밥알 마다 배합초가 잘 섞여 들어가도록 꼼꼼하게 잘 섞어줍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초밥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냉장고에서 잘 자고 있던 회들을 꺼내온 뒤 위생장갑을 끼고 (장갑을 안 끼고 하실 때에는 식용유를 아주 약간만 손에 발라 주세요) 초밥을 먹기 좋은 크기로 뭉쳐주세요.

와사비를 취향껏 발라 얹어주신 뒤에

회를 한점씩 꺼내 밥에 얹어주기만 하면 완성입니다. 금방 연어초밥이 뚝딱 완성 되었네요^^

참돔을 얹으면 참돔 초밥이 땋! ^^

방어를 얹으면 방어초밥이 완성됩니다. >ㅁ<

종류별로 열맞춰서 주르륵 세워줍니다.

이렇게 만들고 위에서 찍어보니 꼭 초밥 뷔페에 온것 같네요 ㅎㅎㅎ

중간중간 회를 뜨다가 구멍이 난 것도 있긴 하지만.. 파는 것도 아니고 집에서 먹는 건데 어떻습니까 ㅎㅎ 접시에 잘 담아줍니다.

이번엔 불로 살짝 지진 아부리 초밥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아부리 초밥에 얹어줄 양파를 얇게 채썰어 준비합니다.

그리고 연어초밥위에 마요네즈를... 예쁘게 짜주세요ㅠㅠ
저는 마요네즈가 얼마 안 남은 걸 모르고 쭉 짰다가 뿌우우욱! 하고 나왔네요 ㅋㅋㅋ ㅠㅠ

그리고 위에는 굴소스나 데리야키 소스를 살짝 발라 올려줍니다.

자 이제 가스토치를 사용해서 뽜이야!!! 마요네즈와 굴소스가 살짝 흘러내릴 정도로, 연어가 먹음직 스럽게 위에만 익을 정도로 지져줍니다.

아까보다 비주얼이 조금 나아졌나요...? ;ㅁ;

마요네즈 때문에 못생겨서 속상해하지마세요. 아까 잘라 준비해 둔 양파와 채썬 야채를 올려주면 그럭저럭 커버가 됩니다^^;;;

다진 파와 당근, 파슬리 가루를 뿌려주니 조금 모양이 사네요 ㅎㅎ

마지막으로 관자(가리비) 초밥입니다. 가리비 하나를 3등분 한다 생각하고 얇게 가로로 썰어서 길게 떠줍니다. 그리고 연어처럼 마요네즈와 굴소스를 얹은 뒤 불로 사정없이 지져주세요 ㅋㅋ

그 위에 다진 파, 양파, 당근을 올려주면 완성! 원래는 당근 대신에 빨간 파프리카를 올려야 색감이 더 살고 예쁜데.. 요새 파프리카가 좀 비싸다 보니 당근으로 대신했습니다ㅠ

그렇게 해서 집에서 초밥만들기가 끝이 나고 이제 먹는 일만 남았네요 ^ㅁ^

각종 회종류를 구입하는데 20불 정도 들었는데, 초밥은 50개 이상이 나왔습니다. 개당 2.5불이라고 해도 대충 재료비 다 빼고 나서도 100불은 절약했네요^^;;

원없이 초밥 먹고 싶을 때는 저처럼 수산시장에서 필렛 사다가 집에서 해 드셔보세요. 손이 좀 많이 가서 그렇지, 집에서 해 먹는 게 몸에도 더 좋고 맛도 더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