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에서 마지막으로 보앗던 붉은 구덩이를 지나면 검은 모래로 이루어진 언덕을 내려가야 하는데 이곳이 매우 미끄럽습니다.
정말로 사막의 모래를 헤치고 내려가는 기분입니다. 미끄러지기 딱 좋으니까 조심하세요.
내려가다보면 저 멀리서 빛나는 보석 같는 에메랄드호수가 보입니다.
오른쪽 가운데에 보시면 진파랑 빛깔의 에메랄드 호수가 보입니다.
참 신기한 게 멀리서 보면 이렇게 푸르른데 가까이 가서 보면...
에메랄드는 온데간데 없고 왠 흙탕물만 잔뜩..ㅠㅠㅋㅋㅋ
유황냄새도 많이 납니다.
하늘색이 비춰서 에메랄드빛인가 하기엔, 위에서 본 짙푸른 색이랑은 달라서 뭔가 미스테리합니다.
에메랄드 호수를 지나가면 커다란 다른 호수가 또 나타납니다. 사진 가운데에 보이는 봉우리에 자세히 보시면 사선으로 돌멩이가 위치해 있는 것을 보실 수 있는데요, 꼭 누가 일부러 저렇게 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자 이제 거의 여행의 끝자락입니다.
길을 따라 한참 걸어 저기 빛이 스며오는 곳 쪽으로 가면..
청명한 타우포 호수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마치 산수화 한 폭을 보는 기분입니다. 구름에 난 구멍들 사이로 햇빛이 비집고 들어와 꼭 전쟁영화속 평화를 상징하는 한줄기 빛 같습니다.
오른쪽에 구름제조기?가 있네요. 자세히 보시면 산에 있는 돌틈 사이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게 보입니다.
검색해보니 통가리로화산이 2012년에 한번 분화했다고 하네요.. 휴화산이라기엔 아직도 너무 활발한 화산 이었어요. ㄷㄷㄷ...
뚝딱뚝딱 공장처럼 산속에선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오릅니다.
드디어 거의 끝이 보이는군요...
(라고 쓰고 가장 지루한 구간이라고 읽읍시다 ㅠㅠ)
왜 지루한 구간이냐면.. 이대로 경로가 직선으로 뻗은 게 아니라 구불구불 거의 같은 풍경만 보면서 2시간 남짓을 걸어야 하거든요. ...개인적으로 통가리로 여행에서 가장 별로였던 것 같습니다.ㅠ
등산로를 그렇게 낼 수밖에 없었던 모종의 이유가 있었을지 모르지만 ㅠ 너무 힘들었어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ㅠㅠ
거의 다 왔고 끝이 보이는데 다다르지 않는 신기루를 쫓는 기분이었거든요ㅠ
그래도 한참을 걷다가 뒤를 돌아보면 내가 저만큼 올라갔다가 이제는 내려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감개무량합니다.
내려가다가 웬 쌀뜬물이 흐르길래 보았더니 석회질?같은 광물이 포함된 개천 같았어요. 화산활동의 산물이 흘러나오는 느낌입니다.
산틈새를 파고들어 졸졸 흐르는 잿빛하천.. 나중에는 역동적인 강물처럼 콸콸 흐릅니다..ㅋㅋ
아무튼 저 잿빛 하천을 보고 난 뒤에도 거의 1시간 넘게 더 걸어야 나무가 즐비한 숲에 들어서게 됩니다.
그럼 거기서부터 또 30분 남짓 걸어서 주차장에 다다르고, 그 주차장에서 아침에 주차한 security day car park는 또 15분 가량 걸립니다..ㅠㅠ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 방심하지마세요.
후기 / 총평
그래서 총 10시간 정도 걸린 것 같네요 ㅋㅋㅋㅋㅋ
사진찍고 힘들어서 쉬고 점심먹느라 쉬고.. 좀 게으름 피운 걸 빼더라도 산행초보에겐 7시간만의 컴백은 도저히 무리일듯 합니다..ㅠㅠ 그래도 신기한 자연을 눈앞에서 보고 느낄 수 있는 굉장히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7시간동안 쉬지 않고 산길을 나아간다는 것이 너무 압도적으로 힘들게 느껴지신 다면 좀 더 짧은 코스를 선택하시는 방법도 있을 수 있겠네요. 아튼 산길이 험한 편이니 꼭 등산화 신으시고 두꺼운 양말을 신으시길 바랍니다. 옷도 얇은 기능성티같은 걸로 입으시고 자리 많이 차지 하지 않는 바람막이 같은 걸 입으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여름에 가서 그런지 장갑, 모자 그런거 착용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오히려 그런 걸 착용했으면 쪄 죽었을지도....ㅠㅠㅠ 대신 기능성티나 바지는 모두 긴팔로 입으세요. 저처럼 이상한 벌레 물려서 가려움에 괴롭지 않으시도록요..ㅠㅠ (한국에서 처럼 물리면 몇시간 며칠 정도가는 모기 정도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최소 몇주씩 가요)
그리고 간단히 요기 할 수 있는 간식거리를 많이 챙겨가세요. 저는 산행 끝나고 배고파서 버거킹에서 햄버거를 와구와구ㅋㅋ 사실 배는 별로 안 고팠는데 사 놓으니 며칠 굶은 사람처럼 정신없이 먹고 있는 저를 발견..ㅠㅠㅋㅋ
코스는 꽤 길지만 어런아이들이나 연세가 많으신 분, 평소에 산행을 많이 하시는 분도 많이 오십니다. 혹시 뉴질랜드 타우포로 여행을 가신다면 꼭 가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산행초보의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
(그 뒤 며칠동안 다리 근육 아픈 건 안 비밀..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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